냉동기, 냉각코일, 응축기, 건물 외벽, 배관의 보온은 서로 전혀 다른 설비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기본 현상은 열전달이다. 냉동에서는 저온부의 열을 냉매가 흡수하고, 응축기에서는 그 열을 다시 외부로 방출한다. 건물에서는 실내외 온도차 때문에 외벽을 통해 열이 이동한다. 따라서 열전달을 이해하면 냉동사이클뿐 아니라 공기조화 부하, 열교환기, 단열과 에너지 절감까지 하나의 원리로 연결할 수 있다.
열전달을 처음 공부할 때는 복잡한 계산식보다 먼저 세 가지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열이 왜 이동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이동하는지, 그리고 열전달량을 무엇이 결정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이 기본구조를 이해하면 이후 전도, 대류, 복사, 열저항, 총괄열전달계수와 열교환기를 훨씬 쉽게 공부할 수 있다.
목차
열전달이란 무엇인가
열전달(Heat Transfer)은 온도차에 의해 에너지가 이동하는 현상이다. 온도가 서로 다른 두 물체 또는 두 영역이 열적으로 상호작용하면 에너지는 자연적으로 고온측에서 저온측으로 이동한다.
\[
T_{\mathrm{hot}} > T_{\mathrm{cold}}
\quad \Rightarrow \quad
\text{고온측에서 저온측으로 열전달}
\]
예를 들어 뜨거운 커피를 실내에 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식는다. 커피의 에너지가 컵으로 전달되고, 컵 표면에서는 주변 공기로 전달되며, 동시에 주변 벽이나 물체와 복사 열교환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냉동에서도 원리는 같다. 증발기 내부의 냉매 온도가 주변 공기보다 낮으면 공기의 열이 냉매로 이동한다. 따라서 냉방을 단순히 ‘차가움을 만드는 과정’으로 보기보다 실내에서 제거해야 할 열을 냉매가 받아 다른 장소로 운반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열과 온도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열전달을 이해하려면 열과 온도를 구분해야 한다. 온도(Temperature)는 물체의 열적 상태를 나타내는 상태량이다. 반면 열(Heat)은 온도차 때문에 계의 경계를 통과하여 전달되는 에너지이다.
따라서 물체가 열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하기보다는 내부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온도차가 존재할 때 열이라는 형태로 에너지가 전달된다고 이해하는 것이 열역학적으로 정확하다.
예를 들어 80℃인 물체와 20℃인 물체를 접촉시키면 두 물체 사이에 온도차가 존재하므로 열이 전달된다.
\[
80^\circ\mathrm{C}
\rightarrow
20^\circ\mathrm{C}
\]
시간이 지나 두 물체의 온도가 같아지면 더 이상 순열전달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태를 열평형(Thermal Equilibrium)이라고 한다.
열전달의 원동력은 온도차이다
열전달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동력은 온도차이다. 일반적인 두 온도 사이의 차이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
\Delta T
=
T_{\mathrm{hot}}
–
T_{\mathrm{cold}}
\]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온도차가 커질수록 일반적으로 열전달률도 증가한다. 그래서 많은 열전달식을 살펴보면 열전달을 쉽게 만드는 특성과 온도차의 곱으로 표현되는 구조가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총괄열전달계수 U를 사용하는 열전달 관계는 다음과 같은 형태를 가진다.
\[
\dot Q
=
UA\Delta T_m
\]
여기서 U는 총괄열전달계수, A는 열전달 면적, ΔTm은 열전달 과정에 적합한 평균 온도차이다. 단순한 벽체와 같이 온도차가 일정한 경우에는 일정한 온도차를 사용할 수 있지만, 열교환기처럼 유체 온도가 위치에 따라 계속 변하면 대수평균온도차와 같은 적절한 평균값이 필요하다.
결국 열전달을 증가시키려면 온도차를 크게 하거나, 열이 통과하는 면적을 증가시키거나, 열이 더 쉽게 전달되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방향을 이 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열량 Q와 열전달률 Q̇를 구분해야 한다
열전달 계산에서는 열량과 열전달률을 구분해야 한다. 열량 Q는 일정 시간 동안 전달된 전체 에너지이며 단위는 J 또는 kJ이다.
반면 열전달률 \(\dot Q\)는 단위시간 동안 전달되는 열량을 의미한다.
\[
\dot Q
=
\frac{dQ}{dt}
\]
열전달률의 SI 단위는 W이다.
\[
1\mathrm{W}
=
1\frac{\mathrm{J}}{\mathrm{s}}
\]
예를 들어 냉각능력이 10 kW라면 단위시간 기준으로 매초 10 kJ의 열을 이동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냉동기, 보일러, 냉각코일과 열교환기의 용량을 다룰 때는 일정 시간 동안의 누적 열량보다 단위시간당 열전달량이 중요하므로 \(\dot Q\)를 자주 사용한다.
열전달에는 전도·대류·복사의 세 가지 방식이 있다

열전달의 기본 메커니즘은 전도(Conduction), 대류(Convection), 복사(Radiation)의 세 가지로 구분한다. 실제 설비에서는 이 세 가지 현상이 독립적으로만 발생하지 않고 여러 단계가 연속되거나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 구분 | 대표적인 발생 형태 | 핵심 물리량 | 대표 법칙 |
|---|---|---|---|
| 전도 | 물질 내부의 열 이동 | 열전도율 k | 푸리에 법칙 |
| 대류 | 표면과 유체 사이의 열 이동 | 대류열전달계수 h | 뉴턴의 냉각법칙 |
| 복사 | 전자기파에 의한 열 이동 | 방사율 ε | 스테판-볼츠만 법칙 |
전도
전도는 물질 내부에서 미시적인 에너지 상호작용을 통해 열이 전달되는 현상이다. 고체에서는 격자의 진동이나 자유전자의 이동 등이 전도에 관여한다.
겨울철 실내가 20℃이고 외기가 0℃일 때 벽체 내부에서는 높은 온도의 실내측에서 낮은 온도의 외기측 방향으로 열이 전달된다. 이것이 건축물 외피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전도 문제이다.
1차원 전도의 대표식인 푸리에 법칙은 다음과 같다.
\[
\dot Q_x
=
-kA\frac{dT}{dx}
\]
여기서 k는 열전도율(W/(m·K)), A는 열이 통과하는 면적(m²), dT/dx는 온도구배(K/m)이다.
식의 음의 부호는 열이 온도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이동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전도에서는 재료의 열전도율 k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열재는 일반적으로 열전도율이 작은 재료를 사용하여 열의 이동을 억제한다.
대류
대류는 고체 표면과 유체 사이에서 발생하는 열전달이다. 표면 부근의 전도와 유체의 거시적인 움직임이 함께 작용한다. 공조냉동에서는 공기, 물, 냉매와 열교환기 표면 사이에서 매우 자주 발생한다.
대류의 대표적인 관계는 뉴턴의 냉각법칙으로 나타낸다.
\[
\dot Q
=
hA
\left(
T_s-T_\infty
\right)
\]
여기서 h는 대류열전달계수(W/(m²·K)), A는 열전달 면적, Ts는 표면온도, T∞는 표면에서 충분히 떨어진 유체의 대표온도이다.
대류열전달계수 h는 재료 자체만으로 정해지는 물성값이 아니다. 유체의 종류, 유속, 유동 형태, 표면 형상과 자연대류 또는 강제대류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후 배우는 레이놀즈수, 프란틀수, 누셀수, 그라쇼프수 등이 바로 이러한 대류열전달을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
복사
복사는 전자기파를 통해 에너지가 전달되는 현상이다. 전도나 대류와 달리 물질의 매질이 없어도 열이 전달될 수 있다. 태양에서 지구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표면과 충분히 큰 주변 환경 사이의 복사 열교환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
\dot Q_{\mathrm{rad}}
=
\varepsilon
\sigma
A
\left(
T_s^4-T_{\mathrm{sur}}^4
\right)
\]
여기서 ε는 방사율, σ는 스테판-볼츠만 상수, Ts와 Tsur는 각각 표면과 주변의 절대온도(K)이다.
복사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온도가 절대온도의 4제곱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온도가 높아질수록 복사의 영향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 다만 실제 두 물체 사이의 복사 열교환에서는 방사율뿐 아니라 형상과 상대 위치도 영향을 주므로 자세한 계산은 복사 열전달에서 별도로 다룬다.
실제 설비에서는 여러 열전달 방식이 연결된다
현실의 공조냉동설비에서는 전도, 대류와 복사를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겨울철 건물 외벽을 통과하는 열을 생각하면 먼저 실내공기와 내벽 표면 사이에서 대류가 발생한다. 다음으로 벽체 내부에서 전도가 발생하고, 외벽 표면에서는 다시 외기와 대류 열전달이 발생한다.
\[
\text{실내공기}
\rightarrow
\text{내측 대류}
\rightarrow
\text{벽체 전도}
\rightarrow
\text{외측 대류}
\rightarrow
\text{외기}
\]
동시에 실내의 사람과 벽면, 벽면과 다른 표면 사이에서는 복사 열교환도 발생한다.
냉동기의 증발기에서도 같은 구조를 찾을 수 있다. 공기가 냉각코일 표면으로 열을 전달하고, 열은 전열관 벽을 통과한 뒤 냉매로 전달된다. 따라서 증발기의 전체 성능은 한 가지 열전달 현상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공기측 대류, 관벽 전도, 냉매측 열전달 등이 연속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이러한 여러 열전달 저항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분석하기 위해 앞으로 열저항과 총괄열전달계수라는 개념을 사용하게 된다.
정상상태와 비정상상태
열전달 문제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온도가 변하는지도 구분해야 한다. 어떤 위치의 온도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상태를 정상상태(Steady State)라고 한다.
\[
\frac{\partial T}{\partial t}
=
0
\]
정상상태라고 해서 물체 전체의 온도가 모두 같다는 뜻은 아니다. 위치에 따른 온도차가 유지되면서 일정한 열이 계속 흐를 수도 있다. 일정한 실내외 온도가 유지되는 벽체를 통한 열전달이 대표적인 예이다.
반대로 온도가 시간에 따라 계속 변하면 비정상상태 또는 과도상태(Transient State)라고 한다.
\[
\frac{\partial T}{\partial t}
\neq
0
\]
뜨거운 물체를 냉장실에 처음 넣었을 때 물체 온도가 계속 낮아지는 과정이 대표적인 비정상 열전달이다. 이후 비오수와 푸리에수, 덩어리 해석을 공부할 때 이 구분이 다시 중요해진다.
열전달은 열저항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열전달을 처음 이해할 때 전기회로와 비교하면 편리하다. 전기회로에서 전압차가 전류를 흐르게 하고 전기저항이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듯, 열전달에서는 온도차가 열을 이동시키고 열저항이 열의 이동을 방해한다.
| 전기회로 | 열전달 |
|---|---|
| 전압차 ΔV | 온도차 ΔT |
| 전류 I | 열전달률 Q̇ |
| 전기저항 R | 열저항 Rth |
열전달 관계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
\dot Q
=
\frac{\Delta T}{R_{\mathrm{th}}}
\]
따라서 같은 온도차라면 열저항이 클수록 열전달률은 감소한다. 단열재를 설치하는 목적도 결국 전체 열저항을 증가시켜 불필요한 열의 이동을 줄이는 것이다.
이 개념은 앞으로 평판벽, 다층벽, 원통벽, 배관 보온을 계산할 때 매우 중요하며, 여러 열저항을 하나로 합치면 총괄열전달계수 U와 연결된다.
공조냉동에서 열전달이 중요한 이유
냉동기의 증발기와 응축기는 본질적으로 열교환기이다. 증발기에서는 냉장공간이나 공조공기의 열이 냉매로 전달되고, 응축기에서는 냉매가 가진 열이 냉각수 또는 외기로 전달된다.
공기조화에서도 냉각코일과 가열코일, 냉각탑, 보일러, 전열교환기, 건축물 외피와 배관 보온 등 대부분의 주요 설비가 열전달을 이용하거나 열전달을 억제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따라서 열전달은 단순한 기초과목이 아니다. 냉동능력, 열교환기 크기, 코일 성능, 냉난방부하, 단열두께와 에너지 소비를 계산하기 위한 공통 기반이다.
자주 혼동하는 개념
정상상태와 열평형은 다르다
열평형에서는 두 대상 사이에 순열전달이 없다. 그러나 정상상태에서는 각 위치의 온도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을 뿐, 온도차가 유지되면 열은 계속 전달될 수 있다.
k와 h는 같은 성격의 값이 아니다
열전도율 k는 주로 재료의 전도 특성을 나타내는 물성이다. 반면 대류열전달계수 h는 유체의 물성뿐 아니라 유속, 유동상태, 형상과 운전조건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h와 U도 서로 다르다
대류열전달계수 h는 하나의 표면과 유체 사이 대류를 나타낸다. 총괄열전달계수 U는 여러 대류저항, 전도저항, 오염저항 등을 종합하여 전체 열전달 성능을 나타낸다.
복사의 온도는 절대온도를 사용한다
스테판-볼츠만 관계에서 온도는 반드시 K 단위의 절대온도를 사용한다. 섭씨온도를 그대로 4제곱하여 사용할 수 없다.
기술사 답안에서 중요한 포인트
열전달의 기본개념이 출제된다면 먼저 온도차에 의한 에너지 이동이라는 정의를 제시하고, 전도·대류·복사의 세 가지 메커니즘을 구분하는 구성이 자연스럽다. 이어서 푸리에 법칙, 뉴턴의 냉각법칙, 스테판-볼츠만 법칙을 대표식으로 배치하면 각 메커니즘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
가능하다면 실제 설비에서 대류 → 전도 → 대류가 연속되는 벽체나 열교환기의 간단한 그림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단순한 정의 암기를 넘어 열저항과 총괄열전달계수까지 연결하여 설명할 수 있다.
시험 직전 핵심 정리
- 열전달은 온도차에 의해 에너지가 이동하는 현상이며, 순열전달 방향은 고온측에서 저온측이다.
- 열전달의 세 가지 기본 메커니즘은 전도, 대류, 복사이다.
- 전도는 열전도율 k, 대류는 대류열전달계수 h, 복사는 방사율 ε와 절대온도가 중요하다.
- 열량 Q와 열전달률 Q̇는 구분하며, Q̇의 SI 단위는 W이다.
- 정상상태에서도 공간적인 온도차가 존재하면 열전달은 계속될 수 있다.
- 실제 공조냉동설비에서는 여러 열전달 과정이 직렬 또는 동시에 발생하며 이를 열저항과 총괄열전달계수로 연결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열전달의 첫 번째 메커니즘인 전도(Conduction)를 자세히 살펴본다. 푸리에 법칙에서 출발하여 평판의 1차원 정상전도, 다층벽, 원통벽과 열저항까지 순서대로 연결한다.